Sunday, August 12, 2012

포항공대 해킹했다 감옥 간 학생, 16년후…

http://news.mt.co.kr/mtview.php?no=2012080914545105807


포항공대 해킹했다 감옥 간 학생, 16년후…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 "인재의 대기업행, 재능에 대한 배신···벤처도전 사회적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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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6년 4월 6일 아침 포항공대 전기전자공학과 전산시스템 담당자의 얼굴이 흙빛이 됐다. 전산망이 해킹을 당한 것. 시스템 비밀번호가 변경됐고 모든 전산자료가 삭제됐다. 장시간의 경찰조사 결과 범인은 카이스트의 해킹동아리 '쿠스'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당시 카이스트와 포항공대의 해킹 동아리들은 상대학교에 대한 해킹공격을 감행하는 '카포전'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피해 규모가 컸다. 

결국 스무살의 쿠스 회장은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됐다. 20년 가까이 컴퓨터 관련 학생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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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이사.
그 '전설의 해커'는 어느덧 삼십대 중후반 아저씨가 됐다. 하지만 호기심과 도전정신, 승부욕만은 여전히 남아있다. 4개의 벤처기업을 설립, 성공과 실패를 모두 맛본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36·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노 대표는 1997년 정보보안기업 인젠 창업에 참여해 회사를 성장시키며 성공한 벤처기업인의 자리에 올랐다. 이후에는 벤처기업 젠터스 창업과 실패를 겪고 SK텔레콤에서의 월급쟁이 생활을 택했다. 그리고 그는 2005년 대한민국 벤처의 전설로 불리는 태터앤컴퍼니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태터툴즈'와 '티스토리'를 개발했고, 결국 3년 만인 2008년 아시아 기업 최초로 구글에 매각됐다.

업계에서는 당시 매각금액이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국내 인터넷 벤처에서 가장 높은 매각금액이다. 이후 노 대표는 구글에 입사했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꿈의 직장' 구글 생활 역시 창업에 대한 그의 열정을 꺾진 못했다는 설명이다.

"구글에 근무하면서 창업에 대한 꿈이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벤처창업은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해 인류에 더욱 좋은 삶을 제공할 뿐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도 높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벤처기업이 '아블라컴퍼니'다. 

2010년 9월 창립돼 2년 간 이 회사는 아직 이렇다 할 서비스를 내지 못했다. 기존에 내놓은 SNS 서비스 '테이블K'와 LBS 서비스 '저스팟'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이번에도 실패? 노 대표는 고개를 젓는다. 노 대표는 "과거 젠터스 창업에 실패했지만 당시 경험이 태터앤컴퍼니가 성공하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며 "전작을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차기작들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지난달 출시한 스마트폰 예약서비스 '예약왕 포잉'은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누적 예약신청 건수도 한달만에 1만건에 육박한다. 아이폰에서만 서비스되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다. 

이달 중순에는 사진인증 SNS '픽쏘'도 내놓는다, 기존 SNS와 차별화된 '인증'에 중점을 둔 세분화 전략을 통해 이용자들을 사로잡겠다는 포부다. 

노 대표는 "픽소는 기업과의 연계 마케팅이 용이하기 때문에 수익창출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안에 포잉과 픽쏘 모두 각각 100만 이용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미 포잉은 큰 호응을 얻고 있고, 픽쏘 역시 사내 베타테스트 결과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자신했다. 

노 대표는 창업 외에도 한국 IT벤처 전도사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노 대표는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스톤브릿지, 인사이트벤처 등과 함께 국내 최초의 벤처 인큐베이팅 기업인 '패스트트랙아시아'를 창립했다. 지난 2월 창립한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이미 '굿닥', '퀸시' 등 유망 벤처를 선보였다. 노 대표 역시 매주 수요일 패스트트랙아시아로 출근, 벤처육성에 힘을 보탠다. 

노 대표는 "실력있는 인재들이 모두 대기업 취업이나 일부 돈벌이가 괜찮은 전문직에 안주하는 것은 재능에 대한 배신"이라며 "벤처창업은 우리 사회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많은 일자리 창출에도 공헌한다"는 입장이다. 

재능있는 친구들의 벤처도전은 '사회적 의무'라는 것.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 헤커에서 IT벤처 전도사로 변신한 노 대표의 바람이자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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