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17, 2012

꿈을 좇아 '구르는' 25세 대학생 사장님


꿈을 좇아 '구르는' 25세 대학생 사장님

[청년이여 도전하라] <11> 아트솔루션 박재범 대표

공유 :
|소셜댓글 : 0
 
25세 청년사업가는 달변가였다. 첫 만남에서 쑥스러운 듯 머뭇거렸지만 창업 이야기가 나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막힘없이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22살에 처음 창업의 꿈을 꿨다. 3년 만에 100여명의 작가가 등록된 문화창조기업을 이끌고 있다. 박재범 아트솔루션 대표(25·영남대 4년)가 주인공이다.

"돈을 벌기 위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돈을 잘 쓰기 위한 수단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매개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을 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제 능력을 쓸 수 있는 것이 즐겁습니다"

처음엔 꿈이 없었다. 점수에 맞춰 대학에 왔다. 다른 길이 보일까 싶어 군대도 다녀왔지만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방황하던 그에게 길이 보인 건 '소셜벤처'를 처음 접한 순간이었다.

소셜벤처는 일반적인 벤처의 개념에서 나아가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을 기반으로 취약계층에게 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을 일컫는다. 사회적기업과 유사하지만 정부의 설립기준에 얽매이지 않아도 돼 좀 더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졸업하면 은행이나 금융권에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창업과 관련한 설명을 듣는 순간 심장이 뭉클하며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막연히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소셜벤처를 알게 되면서 '이게 바로 내가 할 일이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 거죠"

친구 3명과 함께 가진 돈 300만원을 털어 소셜벤처 '아트솔루션'을 설립했다. '일단 부딪쳐보자'는 마음으로 무작정 시작했기에 자본금은 턱없이 부족했다. 사업자등록에서부터 홈페이지 구축, 홍보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해결해야했던 어려운 시기였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엄청 고생했지만 지금은 사업자등록 과정이나 웬만한 법인 설립 관련 업무는 법무사 못지않게 할 수 있게 됐다"며 "지나고 보니 이런 경험들이 회사를 운영하는데 다 도움이 되더라"고 멋적은 웃음을 지었다.

그가 '가치 있는 일'로 택한 것은 예술이었다. '아트솔루션'은 예술가들과 대중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해 예술가와 대중들이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오프라인 전시도 기획하고 있다.

작가들은 아트솔루션 홈페이지에 자신의 블로그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사람들은 작가들의 블로그를 둘러보며 원하는 작품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평가하고, 구매할 수 있다.

아트솔루션은 '예술가와 대중을 잇는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색다른 아이템으로 지난해 10월 '2011 대한민국 벤처창업대전'에 초청됐다. 이어 11월에 열린 '제6회 아시아 소셜벤처경연대회' 본선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창업 8개월만에 1억원에 가까운 창업지원금이 모였다. 창업동아리에서 300만원으로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결과다.

본격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박 대표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낮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밤에는 회사대표로 일하는 삶이 계속됐다. 하루를 꽉꽉 채워 살기 시작하면서 24시간이 부족했다.

"연애나 친구들과의 유흥 등은 모두 포기했고 개인시간을 낸다는 건 생각도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하루하루였습니다"

노력한 만큼 성과는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지난 3년간 창업과 관련한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수상한 상만 25개가 넘는다. 아트솔루션은 대구 지역에서 '문화창조기업'으로 불리며 예술인들 사이에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고 현재 100여명 이상의 작가가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창업에 대한 박 대표의 생각은 단순명료했다. 그는 "노력한 만큼 돌아오는 것이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발로 뛴 만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100여명에 가까운 예술계 관련 인사들을 인터뷰했다. 그렇게 만난 수십 명의 멘토들이 지금 그에게는 가장 큰 자산이다.

박 대표는 창업을 위한 준비로 "'아웃캠퍼스'를 많이 하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학교 안에만 갇혀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는 것이다. 학생기자부터 미스코리아 행사 기획, 홍보대사, 서포터즈에 이르기까지 그의 경력은 다방면에 걸쳐 있었다. 

최근에는 대구카톨릭대학교에서 산학협력교수로 강의도 하고 있다. 학생이면서 교수인 셈이다. 그는 "많이 구르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보였다"며 "100만원만 가지고도 할 수 있는 나만의 아이템을 찾아서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의 배움도 현재진행형이다. 처음에는 매출보다는 사업의 의미나 가치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 매출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그는 이것을 '성숙해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3년간 사업을 하면서 어떻게든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벤처가 새로 생기고 없어진다. 당장의 힘든 상황을 얼마나 참을 수 있느냐가 성공의 중요한 척도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5년 후를 내다보며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서는 여전히 끝까지 살아남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