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23, 2013

관리자의 시간표와 생산자의 시간표 ( Maker's Schedule, Manager's Sched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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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paulgraham의 Maker's Schedule, Manager's Schedule(www.paulgraham.com/makersschedule.html) 를 번역해서 옮겨온 내용입니다.

관리자의 시간표와 생산자의 시간표 ( Maker's Schedule, Manager's Schedule)
2009년 7월
프로그래머들은 나머지 팀원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시간을 관리하기 때문에 자주 회의를 가지는 것에
큰 거부감을 보입니다. 프로그래머들에게 있어서 회의를 가지는 것의 기회 비용은 너무나 큽니다.

사람들은 시간을 관리 할 때 두 가지 방법 중 한 가지를 택합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을 관리자의 시간표와
생산자의 시간표라고 부르겠습니다. 관리자의 시간표는 기본적으로 상사들을 위한 것입니다.
이 시간표 속에서는 하루 하루가 한 시간 간격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아젠다 북이
이런 시간표를 충실히 구현하지요. 필요하다면 개별 작업을 위해서 하루에 수 시간을 할애할 수도 있지만,일반적으로 매 시간 마다 다른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과의 회의 시간을 잡는 것은 기껏해야 절차상의
문제입니다. 첫째, 아젠다 북을 연다. 둘째, 비어있는 일정을 찾는다. 셋째, 회의 시간을 메모 해 넣는다.
그것으로 끝입니다.

조직 내에서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관리자의 시간표를 사용 합니다. 명령하는 사람의 사고
체계에 가장 적합합니다. 그러나 코딩이나 글쓰기를 통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시간을 다른 방법으로 사용합니다. 이들은 하루를 계획 할 때 최소한 반나절씩은 같은 업무에 집중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글쓰기나 프로그래밍은 시간 단위로 할 수 있는 성질의 업무가 아닙니다. 한 시간은
일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겨우 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일 뿐입니다.

생산자의 시간 관념을 따라 일하는 이들에게 회의는 치명적입니다. 회의 하나를 잡아놓으면 오후가
반쪽으로 갈라질 수 있습니다. 그 중 어느 하나도 복잡한 작업을 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뿐만 아니라 회의가 있다는 사실 자체도 잊지 말고 기억을 해야 합니다. 이런 것은 관리자의 시간표를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인 것입니다. 관리자는 매 시간 마다 한 가지의 업무에서 그 다음 업무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하나의 업무를 끝낼 때 마다 아젠다 북을 참고하면 됩니다. 하지만 생산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회의가 생기면 "오늘은 중간에 업무가 바뀐다"라는 사실에도 신경을 써 줘야 합니다.

회의라는 것은 생산자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예외 상황입니다. 단지 한가지 일을 하다가 다른 업무로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회의 하나가 잡히면 그 날 전체의 작업 일정이 뒤흔들립니다.

일반적으로 회의를 하나 가지면 하루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집니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오전에 일을 시작 하려고 하는데 지속적으로 일 할 수 있는 시간이 어차피 3시간 밖에 안 된 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으면 큰 규모의,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가 싫어집니다. 너무 과장 된 것 같나요?
생산자로서 여러분의 경험은 어떤가요? "아, 오늘은 그 어떤 방해도 없이 하루 종일 일에 몰두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 했을 때 기분이 정말 좋지 않나요? 그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비참하겠지요? 획기적인 프로젝트라는 것은 사실 본인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는 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회의 같은 것 때문에 생산자의 사기가 저하 되면 그 프로젝트는 실패 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관리자와 생산자는 내버려두면 문제 없이 잘 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둘이 충돌 할 때 입니다.
관리자의 시간표를 따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조직 내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나머지 팀원
모두를 자신의 리듬에 맞춰 일하게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똑똑한 관리자라면 생산자들이 장시간 단위로 일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자제하게 됩니다.

저희 투자사는 조금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제가 아는 한 벤쳐투자자를 포함해서 거의 모든 투자자들은
관리자의 시간표를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Y Combinator 는 생산자의 시간표로 운영 하고 있습니다.
Rtm과 Trevor, 그리고 저는 원래부터 그래왔기 때문에 생산자의 시간표를 따릅니다. Jessica 는 일단
저희 회사와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이지만 결국 같이 생산자의 시간표를 따르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투자사들이 저희처럼 생산자의 시간표를 채택 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몇 십년 전 각종
벤처의 창업자들이 청바지에서 양복으로 바꾸는 것을 거부 했던 것 처럼, 많은 (개발자 중심이 된)
벤처 창업자들이 생산자 시간표에서 관리자 시간표로 전환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최소한 그러는 것을
지연 시키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저희 투자사는 생산자의 시간표를 따라 일하면서 수 많은 벤처들에게 컨설팅을 제공 했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 했을까요? 저희는 생산자의 시간표를 따르면서도 그 안에서 관리자의 시간표를
재구현 하는 데 쓰이는 고전적인 개념을 채용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방문 시간"입니다.
([역주] 방문 시간: Office hours, 교수 등 일정이 불규칙한 전문가들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대기하며 학생이나 고객 등의 방문을 위해 공지 해 놓은 시간대) 저는 매 주 몇 시간 씩 창업자들을 만날 수 있는 방문 시간대를 정해 놓고 저희 회사가 투자한 창업자들이 방문 시간대 중 원하는 시간을 요청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방문 시간대는 항상 제가 퇴근 하는 시간 부근에 있도록 했습니다. 방문 시간이 퇴근 시간과 겹치기 때문에 회의가 일정을 반으로 쪼개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많은 경우 창업자들이 저보다 더 늦게까지 일 하기 때문에, 그래도 그 회의가 어느 정도 방해는 되겠지만 선택권은 창업자에게 있기 때문에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비즈니스 성수기에는 방문 시간대가 점점 늘어나 하루를 짧게 만들어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최소한 하루를 둘로 나누지는 않습니다.

90년대 후반에는 저희들이 투자사가 아닌 창업자의 역할에 서 있었습니다. 저는 그 때 하루를 나누는 또
하나의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저는 매일 저녁 식사를 한 후부터 새벽 3시까지 프로그래밍에 몰두 했습니다.밤에는 아무도 저를 방해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 오전 11시 까지 잠을 잤습니다. 그리곤 출근해서 저녁 식사까지 당시 제가 "영업"이라고 지칭한 업무를 보았습니다. 당시에는 이것을 깨닫지 못했지만,돌이켜 생각 해 보니 저는 당시에 두개의 일당을 뛰고 있었던 것입니다. 첫 "하루"는 관리자의 시간표를
따랐고, 그 다음 "하루"는 생산자의 시간표를 따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관리자의 시간표를 따라 일하는 사람은 이따금 생산자가 전혀 상상도 못 할 일을 하는데, 그것은 바로
별다른 용건도 없이 회의 또는 만남을 가지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 만나서 서로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의견을 교환합니다. 아젠다 북의 일정표에 별다른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면 "내일은 한번 다른 부서의 아무개나 만나 볼까"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회의를 생각합니다. 어쩌면 서로 간에 도움이 될 정보를 교환 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실리콘 밸리의, 나아가 세계 어디든지,  비즈니스맨들은 이런 류의 만남을 즐겨 가집니다. 관리자의 시간표를 채택 할 정도로 조직 위계질서의 상층에 위치한 이들은 기본적으로 하루 종일이 여가 시간이기 때문에 만남이나 회의를 자주 가져도 업무에 아무런 차질이 없습니다. 이런 류의 만남을 표현 하는 비즈니스계의 전문 용어가 있는데, 자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우리 커피 한 잔 어때?"

생산자가 이러한 회의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회비용를 치뤄야 합니다. 이러한 현실은 저희 투자사에 곤란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이 업계에서 모두 다 저희 회사가 일반 투자사처럼 관리자의 시간표를 따르고 있다고 전제하고 계속 저희에게  누구를 만나보라고 권하거나 언젠  한번 "커피나 한 잔" 하자고 제안 합니다. 그러면 저희는 만남에 응해 반 나절의 업무 손실을 감수하거나 만남을 거절 하면서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 중에서 양자 택일해야 하는데 둘 다 좋은 선택지가 아닙니다.

최근까지 저희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업무 시간을 손해 보거나 만남을 거절
하는 것 중에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이제 문제의 근원을 파악했고,
한 가지 대안을 생각 해 냈습니다. 바로 이 글을 써서 이 문제에 대해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인식 알게 되면 이런 충돌이 줄어들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생산자들은 이 문제에 있어서 양보 할 의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회의를 가지긴 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관리자들에게서 이해를 구하는 것은 생산자들이 회의나 만남에 응할 때 그에 따르는 기회 비용에
대한 공감입니다.

본 글의 초안 검토를 맡아주신 샘 알트, 트레버 블랙웰, 폴 Buchheit, 제시카 리빙스턴, 로버트 모리스에게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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